덴마크의 시스템 오디오(SystemAudio)에서 그런 스피커들을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시스템 오디오의 하이엔드급 스피커들 말고 북쉘프 사이즈의 ‘무선 액티브 스피커’ 라인업이 따로 있다는 겁니다. 삭소(Saxo) 1 액티브와 삭소 5 액티브가 있고요. 이제는 삭소 3 액티브, 삭소 7 액티브가 추가되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삭소 1 액티브를 넓은 청음실에서 감상해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삭소 3 액티브’를 빌려서 제 방에 두고 사용해보았습니다. 큰 소리로 넓은 공간에서 듣는 것이 아니라 작은 소리로 작은 방에서 듣는 경험입니다. PC 스피커의 추억에서 깨어나 요즘 판매되는 무선 지원 액티브 스피커들이 얼마나 좋은지 깨닫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시스템 오디오 삭소 3 액티브는 삭소 1 액티브보다 덩치가 살짝 더 크고, 포노(Phono) 입력이 있으며, 적응형 베이스(Adaptive Bass) 기능이 포함된 모델입니다. (*참고 : 삭소 1 액티브는 후면에 5V / 2A USB가 있어서 스마트폰 충전을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인테리어에 맞는 미니멀 디자인

제품 박스를 열면 스피커 한 쌍과 하얀색의 스피커 케이블, 전원 케이블, 리모컨이 나옵니다. 제가 빌린 제품은 화이트 새틴(White Satin) 색상이고 블랙 색상도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화이트 새틴 제품은 무광 흰색의 인클로저(하우징)에 검은색 우퍼와 트위터가 배치된 모습이라서 무척 깔끔하게 보입니다. 굉장히 간결하며 깨끗한 인상의 디자인과 색상이 마음에 듭니다. (제 취향이 미니멀 디자인이라서...!) 저의 경우는 책상 위에 두었지만 삭소 3 액티브는 다양한 인테리어에 어울릴 것입니다. 또한 시스템 오디오의 W.5 월 브라켓을 사용하면 벽에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얇은 패브릭 소재로 된 그릴이 기본 포함되는데 자석으로 간단히 탈착하는 방식이라서 간편합니다. 대부분의 오디오 애호가 여러분은 그릴을 떼어서 박스 안에 보관하실 것으로 예상합니다.

까다롭지 않은 세팅, 즐거운 니어필드 리스닝

이 스피커는 별도의 스파이크나 대리석 세팅을 하지 않아도 볼륨을 낮춰 들으면 적당한 울림의 저음이 나옵니다. 후면에 베이스 포트가 있으므로 벽과 30cm 이상 거리를 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작은 방 안에서 책상 위에 스피커를 바로 올린 상태로 듣기에 좋은 세팅입니다. 단, 책상에 올려두고 들을 때는 청취자의 귀와 스피커의 트위터 높이를 맞추면 더욱 깨끗한 사운드 이미지가 생성되니 낮은 스탠드를 두는 것도 권할 만합니다. 가까이 두고 듣는 상태에서 스피커보다 청취자의 머리 위치가 더 높으면 트위터의 고음이 귀로 도달하지 않으니 먹먹하고 벙벙거리는 소리로 들리게 됩니다. 데스크탑의 스피커 감상에서 스피커의 높이는 특히 중요하니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이런 미니 북쉘프 스피커를 재미있게 듣는 방법이 또 있습니다. 니어필드 리스닝(Near-field Listening)인데요. 데스크탑 설치를 할 때 좌우 스피커의 간격을 1.5m 정도로 좁게 두고 얼굴까지의 거리도 1m 안으로 가깝게 해서 듣는 것입니다. 방 안의 소리 울림 효과를 버리는 대신 개방된 헤드폰을 듣는 것처럼 음악에 집중하게 되며, 소리가 스피커가 아닌 PC 모니터에서 나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삭소 3 액티브는 앰프 출력이 높아서 거실 같은 넓은 공간에 두고 배경 음악 재생용으로 써도 되지만, 일단 이 글에서는 니어필드 리스닝을 기준으로 서술합니다.

※이 감상문은 작은 방 안에서 비교적 낮은 볼륨으로 삭소 3 액티브의 소리를 들으며 작성한 것입니다. 이 스피커를 더 넓은 공간에 배치하고 더 높은 볼륨으로 듣는다면 이 감상문 내용과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저의 청취 공간은 작은 방 안이며 이불과 커튼 등으로 약간의 흡음이 되는 공간입니다. 제가 앉은 자리에서 60~65dB이 되도록 볼륨을 맞췄는데, 스마트폰용 dB 측정 앱에서 소음 측정용 dB(A)가 아닌 라우드 스피커용 dB 기준을 사용합니다.

적응형 베이스 (Adaptive Bass)

삭소 3 액티브처럼 작은 북쉘프 스피커는 아무래도 조용한 공간에서 낮은 볼륨으로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때 낮은 볼륨으로 들으면 저음의 디테일을 놓치게 된다고 합니다. 베이스 기타, 피아노, 드럼 등의 저음 파트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10옥타브를 들을 수 있으나 스피커를 작은 소리로 틀면 6옥타브만 듣게 된다는 것이 시스템 오디오의 설명입니다. 그래서 시스템 오디오는 스피커의 소리 특성을 파악한 후 앰프 설정을 맞췄습니다. 삭소 3 액티브에는 스피커 후면의 작은 버튼을 밀어서 구동하는 ‘적응형 베이스’ 기능이 있습니다. 직접 확인을 해보았는데, 60dB 근처로 작게 듣는 상황에서 적응형 베이스를 켜보니 저음이 더욱 강해집니다. (스위치를 Normal로 두면 꺼짐) 초저음이 아니라 100~200Hz 근처의 비교적 높은 저음을 더 강조해주는 듯합니다. 적응형 베이스를 끈 상태에서는 스피커 아래로 낮게 깔리는 초저음이 느껴지는데, 적응형 베이스를 켜면 초저음뿐만 아니라 펀치를 만드는 높은 저음도 살아납니다. 스피커 볼륨을 더욱 낮춰서 50dB 아래로 내려도 베이스 드럼의 타격이 감지될 정도로 효과가 좋습니다.

자극을 주지 않는 고음의 샤프함

트위터의 고음이 선명하면서도 자극이 없고 부드럽습니다. 쏘지 않는 고음이라서 오랫동안 편히 들을 수 있는데요. 저음의 선이 두텁기 때문에 고음 비중이 작아져서 대체로 담백한 인상을 받기 쉽겠습니다. 그러나 금속 악기에서 들리는 7~8kHz 근처의 찰랑거리는 고음은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제 생각에는 트위터 자체의 고음은 샤프한 성향인데 트위터 테두리에 넓게 배치된 음향 렌즈 파트가 고음을 퍼뜨려줘서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듯합니다. 제 귀의 높이를 트위터 높이에 맞춰서 들어보면 질감이 매끈하지만, 기본적으로 샤프한 고음이 느껴집니다. 고음의 선은 약간 가늘게 나오며 음악을 듣는 동안 뚜렷한 감촉으로 귀를 간지럽히는 듯한 즐거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낮은 볼륨으로 조용히 듣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넓은 청음실에서 높은 볼륨으로 들으면 고음의 선이 더 굵고 샤프하게 들릴 것입니다.

-턴테이블과 블루투스를 포함하는 5개의 입력

제 귀로 듣기에 이 액티브 스피커는 앰프와 드라이버의 조화가 훌륭해서 소리가 상당히 좋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 물건은 진지한 경향의 오디오 스피커보다는 편하게 듣는 라이프 스타일 경향에 가깝습니다. 편의성과 확장성이 아주 중요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삭소 3 액티브는 총 5개의 입력을 지원합니다. 2개의 옵티컬 입력, 1개의 RCA 입력, 1개의 포노 입력, 그리고 블루투스 입력입니다. 기존의 오디오 소스 기기에 유선 연결할 수 있으며 포노 입력이 있으므로 턴테이블과 바로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삭소 액티브로 꾸린 LP 오디오를 감상해보겠습니다) 삭소 3 액티브에는 채널당 50W 출력의 클래스 D 앰프가 들어 있고, 출력단은 프리 앰프 출력과 서브 우퍼 출력이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 스피커를 거실에 두고 영화를 감상하겠다면 서브 우퍼가 중요한 업그레이드로 작용할 것입니다.

잔향 없이 단단하게 울리는 저음

라우드 스피커의 저음에서는 청취 공간이 또 하나의 스피커 역할을 하기 마련입니다. 현재 저의 작은 방은 삭소 3 액티브의 서브 우퍼가 된 상황입니다. 적응형 베이스를 끈 상태에서도 책상 표면으로 초저음이 얇게 깔리며, 둥둥 울리는 높은 저음은 스피커의 좌우 바깥으로 차분한 진동을 보냅니다. 이러한 진동이 방의 벽과 문에 반사되면서 저의 주변을 감싸는 듯한 느낌이 됩니다. 이 스피커의 저음 울림은 아주 낮으며 잔향 없이 단단하게 울리는 성향입니다. 책상과 방 안의 반사 효과로 부밍이 일어나는 상황이라서 포근한 인상을 받을 뿐, 스피커 속 우퍼 유닛의 저음 자체는 덩어리가 크면서도 탄력이 강하고 단단한 성향으로 보입니다

부드러운 질감의 중음, 밀도 높은 소리

중음의 질감이 곱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스피커 가까운 곳에서 듣는데 중음이 앞으로 튀어나오지 않고 알맞은 위치에 있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설치 환경의 영향으로 강조된 저음의 울림이 중음을 조금씩 가리게 되는데, 저음 악기 연주가 없으며 피아노 반주만 곁들인 재즈 보컬리스트의 독창 음반을 재생해보니 이 스피커가 지닌 부드러운 질감의 중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스피커의 소리는 모든 음 영역의 밀도가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예전에 감상해본 시스템 오디오의 스피커들도 하모닉스 발생을 억제하고 최대한 깔끔한 인상을 남기며 매우 높은 밀도로 귀를 가득 채우는 듯한 인상이 있었는데 삭소 3 액티브도 예외가 아닙니다. 밀도가 높은 소리는 그만큼 매끄러운 질감을 내기에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