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릭 (Creek) Evolution 50A AMBIT 인티앰프







크릭의 5350SE가 없었다면 필자의 영국산 토종 앰프 브랜드들과의 인연은 지금보다 오래 걸렸거나 아예 기회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 대략 10여년 전, 필자는 이 앰프가 스테레오파일에서 올해의 제품으로 선정되었다는 뉴스를 본 다음 날 바로 이 제품을 들고 와서 밤이 깊어 가는 줄을 몰랐던 기억이 있다. 그 때까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흥미에 빠져들었던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훗날 크릭은 사이러스와 네임오디오를 이해하는 훌륭한 가이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필자로 하여금 순음악적 재생에 대한 눈을 뜨게 해주었다고도 할 수 있다.





 

 


크릭은 사운드적으로 만인취향의 스타일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음색과 투명도를 따지는 사용자들에게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위주로 하는 일부 하이엔드 앰프들에 길들여진 경우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오디오적이라기 보다는 음악적인 사운드컨셉을 지향하는 브랜드로 미국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그 한 세대의 히스토리가 이볼루션 50A에 까지 와 있다




 

"슬림 & 컴팩트 - 크릭 스타일"  


이볼루션 50A은 80년대 마이크 크릭이 당시 아직 미국에는 없던 슬림한 앰프 디자인을 소개한 이래 크릭의 앰프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크게 구분해서 50A는 수많은 크릭의 제품군 속에서 5세대(40, 50, Destiny, Evolution에 이은)에 위치하며, 90년대 후반 이래의 50- 시리즈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2000년 중반 도입된 Evolution 회로설계가 확장, 버전업 되어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좀더 구체적으로는 본 제품의 등급과 컨셉은 ‘대중성’에 있어 보인다. 3백만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던 크릭 초유의 ‘데스티니’ 라인업으로 인해 ‘크릭이 하이엔드로 가는 거냐?’는 우려반 기대반의 시선으로부터 크릭의 오리지널리티를 확인시켜주는 제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그럴 뿐, 밸런스입력까지 추가된 부족할 게 없는 인터페이스와 이볼류션 회로기술의 탑재 등 유사가격대에 있던 2000년 초반의 제품들에서 진보되어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멀티 & 트렌디 - 크릭의 품질"


제품의 이름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나 있듯이, 이볼루션 50 A의 제품 컨셉은 50-시리즈와 이볼루션 시리즈의 합본과도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말에 이미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했던 5250, 5350 등의 제품을 모범으로 하고 있어서 최단경로 설계로 사실적이고 직관적인 재생을 추구하고 있다. A를 제품명의 앞으로 이동했던 A50i(R)과 같은 패시브 프리단의 실험도 거쳤고, 전술한 데스티니와 같은 하이엔드 물량공세를 거친 후의 결과물이라서 현재로서는 50- 시리즈의 완결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이볼루션 시리즈에서 얻어진 저용량 커패시터를 다량으로 구성해서 저임피던스 출력을 얻는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입체적인 제품구성을 주요사안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업버전 트랜스포머"


본 제품에는 200VA 용량의 전원트랜스를 장착시켰다. 슬림한 제품 디자인상 트랜스의 구경이 큰 편이라서 제품을 개봉해 보면 전체 기판의 약 1/3을 차지하고 있다. 동급의 제품, 특히 50와트급 인티앰프로서는 가장 큰 구경의 전원트랜스로 보이는데, 용량별로 전류의 경로를 구분시킨 2개의 권선 구성으로 디지털과 아날로그 신호 입력시에 스마트하고 효율적으로 대응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이러한 전원입력 구성으로 본 제품은 25와트까지 AB클래스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온도를 감지하는 트랜지스터를 사용하고 센서를 작동시키도록 설계한 스마트 바이어스 로딩 방식으로 제작되어 있다.




 




"특주 파워 트랜지스터"

알려진 바, 크릭의 제품들은 일본 산켄사의 출력석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볼류션 50A에는 업버전 STD03을 사용해서 출력단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이볼류션 시리즈 회로 설계를 도입해서 달링턴(Darlington) 접속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요약하면 저임피던스 출력의 커패시터들을 병렬연결해서 하나의 컴포넌트처럼 작동하도록 한 방식이다. 이러한 출력단 구성으로 본 제품은 8옴 부하에서 55와트, 4옴 부하에서 85와트의 출력을 낸다.

본 제품의 입력단과 출력단의 기판은 분리되어 있으며 얼핏 보면 섀시전체를 덮고 있던 예전 녹색기판보다 축소되어 있어 보이지만, 실은 작은 사이즈의 부품(특히 커패시터)들을 촘촘히 배치해서 효율과 발열효과 등에서 우세한 설계로 보인다. 


 

"입출력 인터페이스"


50A에는 밸런스 입력단이 있다. 필자가 아는 한 크릭의 인티앰프로서는 최초의 사양이며, 300만원대의 데스티니에도 없던 고급사양이다. 전통적으로 크릭은 앰프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시키고 있다. 베이스와 트레블을 보정하는 톤콘트롤은 물론 포노보드를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 이번에는 테스트 해보지 못했지만 단품으로도 명성이 높은 헤드폰 앰프의 성능또한 정평 나 있다. 아울러 본 제품은 프리앰프로도, 파워앰프로도 사용 가능하다. AV입력을 바이패스 출력할 수 있어서 음악감상용 메인 스피커를 50A에 연결한 채로 AV 리시버와 연결해서 프론트 2채널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동사의 AMBIT 튜너(국내출시는 기본장착)와 Ruby DAC 모듈을 선택장착할 수 있다.

다만, 최근에 제조된 제품임을 감안하면 무선 스토리지와의 연결성이나 네트워킹 관련 인터페이스는 그다지 고려하지 않고 있어 보인다. 디지털 회로의 개발과 제품개발이 활발한 크릭의 현황을 감안해 볼 때, 이 점에서 본 제품은 클래식 하이파이 앰프를 지향하고 있어 보인다.





 

"심플 & 클린 - 크릭 디자인"

실버톤으로 팀칼라를 교체한 이래 특유의 브러시 마감은 크릭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다. 약간 거친 듯한 표면감촉을 살려 매끈한 품위보다는 생동감을 선택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게 이 클래스 제품에 잘 어울린다. 하지만 이런 컨셉을 위한 선택 이외에는 곳곳에서 품위가 넘친다. 

전면의 디스플레이는 크릭 최초로 OLED를 사용했다. 이전의 약간 경사가 기운 도트 매트릭스 방식과는 해상도와 표시되는 정보량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우측의 볼륨 노브는 반대편 좌측에 있는 셀렉터보다 미세하게 사이즈가 크게 해서 오른 손으로 조작하는 메인 콘트롤러의 인상을 준다. 그 뒤쪽을 관통하는 수직선은 참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디자인이다.





 

디스플레이 창을 중심으로 좌우대칭 4개의 버튼은 셀렉터가 있는 왼편이 소스선택 라인이며, 오른쪽은 톤 콘트롤과 밸런스, 전체 메뉴 설정 역할을 한다. 뒷패널의 배열 또한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빠짐없이 배열하고 있으며 시각적으로도 안정적이다. 스피커 터미널은 가격의 등급상 투명 아크릴 버전이 아니라서 화려한 느낌은 덜하다. 뭘 더 바라겠는가.





 

"리얼리즘으로의 회귀"


크릭의 제품들은 필자의 머리 속에 ‘리얼리즘’이라는 개념으로 남아 있다. 새로 출시되는 크릭의 제품들을 볼 때마다 느끼게 되는 건 제품을 가능한 한 단순화시키고 그 단순화된 컨셉내에서 고유성능을 심화시키는 방식에 크릭의 고유영역이 존재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크릭은 영국적인 스타일을 강하게 반영해온 브랜드라고 생각되며 이 방식은 한 세대가 넘도록 침범되지 않았다.  

본 제품을 시청하는 동안 한 해 가까이 사용했던 필자의 5350SE, 그리고 OBH-12 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90년대 스테레오파일을 수 놓았던 손바닥만한 사이즈의 포노앰프들과 패시브 프리앰프들은 늘 화제가 끊이지 않았었는데, 최근의 헤드폰 앰프들과 미니 DAC들은 어떤 형태로든 크릭이 20년 전에 제시한 ‘컴팩트' 포맷에서 직간접적인 영감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될 만큼 크릭의 실험적 제작 컨셉은 다양한 형태의 ‘단순화’로 나타나곤 했다.

크고 무거운 앰프들이 거추장스러워지는 시점이 오니 점점 크릭의 존재가 커 보인다. 원래부터 음악은 그 정도 지점에서 듣는게 아니었을까 싶은 만큼 크릭의 앰프는 음악듣기 차원에서의 지표제품이 아닐까 싶다. 스피커만 잘 선택한다면 크릭으로 듣지 못할 음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pecification
Power Output>55 watts into 8 Ohms
>85 watts into 4 Ohms
Continuous Current>8.5 Amps (Sine Wave)
Max Current>26 Amps, current burst into 0.5 Ohms
Output Impedance<0.1 Ohms @ 1Khz
THD< 0.005% 20Hz ~ 20Khz
SNR>102dB
FREQUENCY RESPONSE10Hz ~ 100KHz +/- 2dB Line
GAIN33.3dB (x46) via power amp input
INPUT SENSITIVITY410mV
CROSSTALK-80dB at 1Khz
DC OFFEST< ±10mV
SLEW RATE> 30 V per μS
PRE-AMP INPUTS5x RCA unbalanced ~ 1x Balanced XLR
POWER-AMP INPUTSInput 3 & 4via RCA or XLR
 OUTPUTS1 Pair
HEADPHONE OUTPUTDedicated low impedance amp (<50 Ohms)
OPERATING VOLTAGES110V/230V Switchable
CONSUMPTION (AT IDLE)<20 Watts
CONSUMPTION 
(AT FULL POWER)
350 Watts
WEIGHT7.5Kg
 DIMENSIONS (WxHxD)430x60x280mm
Evolution 50A Integrated Amplifier
수입사다웅
수입사 연락처02-597-4100